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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판사 도입론

AI의 성격 사람들에게 의문을 갖게 하는 판결이 알려질 때면 항상 '판사들도 AI로 대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곤 한다. 사법감정의 괴리 문제는 별론으로 하고 과연 판사를 AI를 대체할 수 있을지 고민해보곤 한다. '당사자를 어루만져 줄 수 있는 인간의 감정은 AI가 대체하지 못한다' 같은 공허한 얘기 말고 AI의 법률판단 가부에 의문을 갖게 한 나름 타당한 생각은 'AI에게 기존 판례를 학습시켜 판단하게 한다면 이미 발생한 사건에 대한 판단 결과를 학습하는 것이므로 사회변화를 반영하지 못하고 선제적인 판결은 내릴 수 없는 것은 아닌가?' 였다. 그러나 최근 Dall-E 같은 생성형 인공지능들이라든지 인공지능의 트렌드들을 보면 AI는 단지 기존 사건과 그 판단 결과를 학습해 유사한 사안에 적용하는 것이..

로스쿨생 생각 2023.01.11

노동법제와 사회

2-1학기 때 들은 노동법 수업에서 교수님은 노동법제는 사회의 패턴을 바꾼다고 하셨다. 예로 든 것은 주52시간제 시행 후 음주폭력 사건이 줄었다는 것이다. 습관적 야근 후 회식을 갖던 한국의 기업 문화. 술을 마시면 감정이 격해져 사고도 치고 싸우는 사람도 많아진다. 술마시고 술집에서 혹은 거리에서 싸워서 경찰서 갔다는 얘기는 주변에서 한번 들어볼 수도 있다. 야근이 줄고 회식도 줄자 사람들은 일찍 집에 갔고 음주로 인한 폭력 사건이 감소했다고 한다.(물론 통계를 뒤져본 것은 아니다.) 이러한 음주폭력 사건의 양형 변호는 변호사의 주요 일거리었다는 후문이 있다. 교수님께서는 근로시간이 줄어들면서 나타난 양상만 말씀하시고 더 깊게 말씀하시진 않았지만 아마 이러한 뜻을 함축하고 있었을 것이다. 극소수의 일..

로스쿨생 생각 2023.01.11

저작물 법정허락, 제도의 한계

저작권법 제50조(저작재산권자 불명인 저작물의 이용) ①누구든지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기준에 해당하는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어도 공표된 저작물의 저작재산권자나 그의 거소를 알 수 없어 그 저작물의 이용허락을 받을 수 없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의 승인을 얻은 후 문화체육관광부장관이 정하는 기준에 의한 보상금을 위원회에 지급하고 이를 이용할 수 있다. 저작물의 법정허락제도가 있다. 저작권자(정확히는 이용허락하는 주체이니 저작재산권자지만 저작권자라고 함)를 찾기 힘들거나 고아 저작물인 경우 특정한 조건 하에서 저작권 사용료를 공탁하고 저작물을 이용하는 것이다. 저작물은 저작권자의 동의 하에 사용하는 것이 원칙이며, 함부로 쓰는 것은 타인의 저작권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 잡지식,..

경찰 불송치 결정과 이의신청

변호사들, 경찰 불송치 결정서에 ‘황당’ 변호사들, 경찰 불송치 결정서에 ‘황당’ 고소 사건을 대리한 A변호사는 최근 경찰에서 보내온 불송치 결정서를 보고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고소인의 피해사실 등이 담긴 고소장과 증거자료를 제출하고 경찰 조사에 응하는 등 장기간 www.lawtimes.co.kr 형사소송법 제245조의5(사법경찰관의 사건송치 등) 사법경찰관은 고소ㆍ고발 사건을 포함하여 범죄를 수사한 때에는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다. 1. 범죄의 혐의가 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지체 없이 검사에게 사건을 송치하고,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2. 그 밖의 경우에는 그 이유를 명시한 서면과 함께 관계 서류와 증거물을 지체 없이 검사에게 송부하여야 한다. 이 경우 검사는 송부받은 ..

형사재판실무/검찰실무 후기

22-2학기는 소위 형사학기였다. 2학년 여름방학부터 참 많은 시간을 썼고 집중도 많이 했다. 각 실무 과목에 관한 내용이기는 하지만 이 블로그가 로스쿨이나 과목 관련 꿀팁을 공유하는 곳도 아니고 나도 체계적으로 두 실무 과목을 준비했다기보다는 이 방법 저 방법 써가며 나에게 맞는 방법을 찾아 닥치는 대로 준비했기 때문에 준비 노하우나 수험 팁을 적기보다는 정말 소감 후기가 될 것이다.(좋은 노하우들은 지금은 재판연구원이나 검사가 된 분들의 블로그에 많이 있었다. 이 글은 실무 과목을 체험한 로스쿨생의 심리에 좀 더 가깝다.) 이런 실무 과목의 특징은 기록형 시험이다. 종래의 법학 시험은 이론적 문제에 답하거나 추상적 사례에서 사실관계가 이미 확정된 법률문제를 푸는 것이었는데, 당연히 현실과 동떨어져있다..

로스쿨생 생각 2023.01.07

일조권 분쟁

https://realty.chosun.com/site/data/html_dir/2019/05/17/2019051702775.html '오션뷰→콘크리트뷰' 된 해운대 아파트의 진실최근 부산 해운대구 중동 ‘해운대 비치베르빌’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 남향으로 난 거실창과 코 닿을 거리에 지상 23..realty.chosun.com 쉬면서 인스타 탐색 버튼 누르다 보면 최근 이슈들이 게시물로 올라오곤 한다. 대부분 여기저기로 퍼날라지는 컨텐츠들이지만 공부가 안 될 때면 여러 개 씩 보게 된다. 솔직히 ‘해운대 벽뷰 아파트’라고 써 있는 거 보면 안 누를 수가 없다. 그리고 보게 된 사진은 신기했다. 건축과 개발 관련 법령에 문외한이라고 해도 서로 창을 통해 집 안이 보일 정도의 건물..

근로계약의 성질

경제학자들은 흔히 근로계약의 법적 성질을 매매라고 본다. 노동력이 필요한 사용자가 노동력을 팔 수 있는 노동자로부터 노동력을 구매해 쓰는 것이다. 구매자는 판매자가 누구인지 궁금해하지 않는다. 궁금한 것은 노동자와 분리된 노동력의 질 뿐이다. ​ 이러한 관점에서는 파는 사람이 오히려 담보책임, 즉 상품에 이상이 없을 것을 책임져야 한다. 반면 근로계약의 법적 성질을 매매가 아닌 임대차로 보아야 한다고 하는 사람도 있다. 이들에게 근로계약이란 사용자가 노동력을 분리해서 떼어가는 것이 아니다. 노동자의 노동력을 일정 시간 빌려 쓰다가 돌려주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는 무언가를 빌려간 사람이 그것을 잘 쓰고 돌려주어야 할 의무를 부담한다. 안전, 배려의무 같은 것들 말이다. ​ 매매한 물건과 임대한 물건은 다르..

로스쿨생 생각 2022.07.30

로펌 인턴 후기

로스쿨 2년 다니는 동안 로펌으로 실무수습을 2번 나갔다. 법원, 검찰 같은 공공기관으로 실무수습 나가는 것도 좋았을 것이지만 로펌 실무수습도 매력적이다. 기본적인 기준만 충족하면 신청할 수 있는 공공기관과 달리 자기소개서와 면접으로 이어지는 로펌 실무수습은 그 자체가 큰 도전거리다. 자기소개서를 서보며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내가 갖춘 것을 객관적으로 되돌아보게 되고, 사실 한창 쓰다 보면 ‘와 지금까지 내가 뭘 한 거지. 열심히 살아야겠다’ 하며 반성도 많이 한다. 또한 변호사 업무의 최전선에서 동적인 실무 경험을 쌓는 장점도 크다. 실무수습 후기지만 로펌 실무수습 준비과정이나 자기소개서 노하우, 커리어 계획 설정 등은 다루지 않기로 한다. 스스로가 남이 보고 따를 정도의 업적을 이룬 것도 아닐뿐더러..

로스쿨생 생각 2022.07.30

시반

시반(Livor Mortis) ※ 주의 : 작성자는 법의학 전공자가 아니며 아래 내용은 국내외 문헌들의 내용을 종합한 것임을 밝힙니다. 의미와 원리 사후 혈액이 주로 시체 하부의 정맥 및 모세혈관에 집결하여 나타나는 피부의 무늬를 의미한다. 생존 시에는 혈액이 순환하므로 혈액이 멈추하지 않지만 사망 후 혈액순환이 정지되면 혈액 중 적혈구 등 혈구가 자체 중량에 의해 중력의 영향으로 점차 시체 하부의 혈관에 모이게 된다.(혈액취하) 이 때 피부에 착색되어 나타나는 혈액취하 현상을 시반이라고 한다. 중요 판단 지점 1. 시반은 시체의 자세와 밀접하다. 시반은 시체의 밑바닥 부위에 생기므로 누워 있는 시체에서는 목덜미, 등, 종아리 등 몸 뒷편에 시반이 나타나지만 엎드려 있는 경우 얼굴, 배, 허벅지 등 몸 ..

음원 사재기의 법적 분석

https://entertain.naver.com/read?oid=417&aid=0000751010&viewType=pc [전문]영탁 소속사 대표, 음원 사재기 인정… "잠시 이성 잃었다" 가수 영탁 소속사 대표가 '음원 사재기' 논란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일 영탁의 '니가 왜 거기서 나와' 음원 사재기 혐의 수사 끝에 영탁의 소속사 밀라그로 이재규 대표를 기 entertain.naver.com 음원 사재기 관련 이야기를 들은 게 학부 한창 재학 중일 때니 벌써 2018년 그 즈음정도부터는 확실히 들었던 것 같다. 그 때 큰 이슈도 되고 대응책에 관한 얘기도 나왔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현실적으로 법으로서 간단히 해결될 것 같진 않았다. 결국 생태계의 자정작용과 소비자들의 감시가 중요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