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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원이 아이돌 멤버 촬영한 사건의 법리

https://sports.khan.co.kr/article/202501231150003 [단독] 세븐틴 민규 ‘불법촬영’ 직원, 무혐의 결론세븐틴 멤버 민규의 노출 사진을 무단 촬영한 이가 경찰 수사 끝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서울 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해 9월 성폭력범죄의처벌등에관한특례법위반(카메라 등 이용촬sports.khan.co.kr 오늘 근무하고 있는데 지인들 카톡방에서 이 기사가 화제에 올라 “성별 바뀌었으면 즉시 구속이다.”라는 이야기가 있었다. 우선 세븐틴 민규씨는 피해자이고, 본인에 의사에 반한 촬영물이 유포되는 것은 지양되어야 할 일이다. 그런데 경찰이 불법촬영 혐의에 관하여 무혐의 처분을 한 것을 두고 말이 많았는데, 여기에는 좀 법적인 쟁점이 포함되어 있다. 안그래도 공부..

'기레기'라고 하는건 모욕죄가 아니다?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88176.html “기레기”는 죄가 없다…대법, “기레기” 댓글에 “모욕죄 아냐”자동차 기업 홍보성 내용이 담긴 인터넷 기사에 “이런 걸 기레기라고 하죠?”라는 모욕적 표현이 담긴 댓글을 달았어도 모욕죄로 처벌할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2부(주심 노www.hani.co.kr 이 기사가 인터넷 커뮤니티에 한번 돈 이후로 '기레기는 모욕적 표현이 아니다', '기자한테 기레기라고 해도 무죄다' 같은 인식이 생겨난 것 같다. 판결 관련 기사는 읽을 때 조심해야 하는게, 제목만 읽고 꼼꼼히 읽지 않으면 판결을 오독한 것이나 다름 없고, 꼼꼼히 읽어도 판결 기사는 결론부만 강조하거나 그 결론부조차 제대..

로스쿨생 생각 2025.01.06

극우부패세력 판결의 추억과 모욕죄 최근 판결 동향

피고인이 자신의 페이스북에 갑에 대한 비판적인 글을 게시하면서 “철면피, 파렴치, 양두구육, 극우부패세력”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갑을 모욕하였으나, 피고인이 갑의 공적 활동과 관련한 자신의 의견을 담은 게시글을 작성하면서 위 표현을 한 것은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대법원 2022. 8. 25. 선고 2020도16897 판결 이 판례는 특별히 기억하고 있고 나름의 추억이 있는 판례이다. 로스쿨생들은 변호사시험을 앞두고 최판이라는 것을 본다. 최판은 ‘최신판례’의 줄임말인데, 보통 시험 전 3년간 선고된 판례들을 일컫는다. 최신판례들을 따로 보는 이유는 최근 선고된 판례들은 비교적 출제 가능성이 높고 복잡한 정도의 쟁점은 아니더라도 객관식 영역에서 사실상 OX를 묻는 지문으로 많..

로스쿨생 생각 2025.01.05

[사건과 법] 아덴만 여명 작전과 현행범 체포

2011년 1월 15일, 아라비아해에서 대한민국 삼호해운 소속 선박인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된다. 소말리아 인근 해역에서 해적행위가 빈번히 발생하자 대한민국은 그 해역에 소말리아 해역 호송전대(별칭 청해부대)를 파견해왔었는데, 대한민국 정부는 청해부대로 하여금 해적 소탕 및 인질 구출을 하도록 명령했다. 청해부대에 정보를 전달하고 삼호 주얼리호가 소말리아의 영해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배를 천천히 운항하도록 한 석해균 선장의 기지, 정확한 계획 하에 작전을 수행한 청해부대원의 힘으로 청해부대원들은 피랍되었던 삼호 주얼리호의 선원 21명을 전원 구출하였고, 소말리아 해적들은 사살하거나 생포하였으며, 청해부대원들의 사망자는 없었다. 즉 청해부대는 아덴만 여명 작전을 완벽하게 수행해냈다. 덤으로 ..

사건과 법 2025.01.04

동일 사건의 쌍방 가해행위에 대한 민법 제496조 적용

민법제496조 (불법행위채권을 수동채권으로 하는 상계의 금지)채무가 고의의 불법행위로 인한 것인 때에는 그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상계는 당사자 쌍방이 서로 같은 종류를 목적으로 한 채무를 부담한 경우에 서로 같은 종류의 급부를 현실로 이행하는 대신 어느 일방 당사자의 의사표시로 그 대등액에 관하여 채권과 채무를 동시에 소멸시키는 것이다(2010다101394). 즉 내가 상대방에게 100만원을 빌려줬고, 상대방이 나에게 50만원을 빌려줬다면 갚아야 할 때 내가 100만원을 받고 거기서 다시 내가 50만원을 상대방에게 주는 대신 상대방이 나에게 50만원만 주는 것으로 할 수 있다. 이러면 복잡한 과정을 거칠필요 없이 계산이 간편할 뿐만 아니라, 상대방은 애초에 50만원을 공제하고 주므..

로스쿨생 생각 2025.01.04

주취감경에 대한 단상

주취감경 이 4글자 단어를 보면 대부분은 ‘솜방망이 처벌’을 떠올릴 것 같다.  “또 술먹었다고 감형해주겠지”, “술 마시고 범죄를 저질렀으면 오히려 엄벌해야 한다.” 같은 댓글은 뉴스 댓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주취감경에 대한 반감이 깊어진 것은 아마도 2008년 조두순 사건이 결정적일 것이다. 법원은 이 때 조두순이 당시 ‘음주로 인한 심신미약’이었다는 이유로 형량을 감경하고 12년을 선고하였는데, 그 때문에 여론이 들끓었다. 이 때문에 사회에서는 범죄자들이 범죄를 저지르고도 술마시고 심신미약 상태였다고 주장해서 감형받는다는 인식이 생겼고(실제로 그런지는 잘 모르겠다. 예전에 실제 통계는 인식과 다르다는 기사를 봤던 것 같기도 한데 감형되는지는 몰라도 적어도 범죄자들이 심신미약 주장을 많이 할 ..

로스쿨생 생각 2025.01.03

담배꽁초와 손해배상소송

플로깅을 취미로 하다보니 담배꽁초를 매우 싫어한다. 원래도 담배꽁초 투기를 싫어했지만, 담배꽁초는 플로깅 하면 가장 많이, 흔하게 발견되고 또 쉽게 다시 생기기 때문이다. 이전에 빗물받이를 열고 그 안에 쌓인 담배꽁초들을 치웠을 때는 그 양에 충격을 받았다. 길거리에 투기된 꽁초들이 일정한 곳에 잘 모이면 훗날엔 담배꽁초로 지층도 이룰 수 있을 것 같다. 가끔 풀숲에도 떨어져있는 담배꽁초를 보고 양심의 문제 이전에 담도 크다는 생각에 글을 쓴 적도 있었는데, 담배꽁초를 투기하지 않고 잘 처리하는게 위험을 감수하는 것보다 싫은가보다. 이번에는 담배꽁초 투기로 거대한 소송전이 벌어졌다. https://biz.sbs.co.kr/article/20000207682 해태제과·CJ대한통운, 담배꽁초 하나로 300억..

눈사람 판결

예전에 눈사람을 부수거나, 눈사람을 부수면서 다치는 경우 생길 수 있는 법적 문제에 관한 글을 썼었다. 최근 11월 말인데도 교통이 마비될 정도로 큰 폭설이 와서 그런지 다시 눈사람에 대한 언급이 많아졌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남이 만든 눈사람을 부수는 행위에 관한 논란과 논쟁이 벌어진다. 예전에 썼던 글처럼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남이 만든 눈사람을 부수는 것도, 눈사람을 부수면서 다치는 것도 법적인 문제로 비화될 가능성은 낮다. 글을 쓸 당시에는 명시적인 판례는 없지만 법리적으로 그 결론이 타당하다고 생각했었는데 문득 정말 눈사람 파괴와 관련하여 판례가 없었을까 궁금해졌다. 자기가 만든 눈사람을 부순 것을 가지고 재물손괴로 고소하거나, 안에 돌이 들어있는 눈사람 부수다가 다쳐서 만든 사람에게 피해를 배상..

로스쿨생 생각 2024.12.01

기물파손죄란 죄는 없다

기물파손죄란 죄는 없다. 흔히 들어봤을 단어인데 그런 죄가 없다는 것이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할 것이다. 물론 “기물파손죄”라는 말을 들었을 때 떠올리는 것에 해당하는 죄는 있다. 다만 그 이름이 “기물파손죄”가 아닐 뿐이다.   우리 형법에는 재물손괴죄 형법제366조(재물손괴등) 타인의 재물, 문서 또는 전자기록등 특수매체기록을 손괴 또는 은닉 기타 방법으로 기 효용을 해한 자는 3년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우리 형법에는 “기물파손죄”란 죄는 없고 “재물손괴죄”가 있다. 기물파손죄라는 단어를 들었을 때 떠올리는 이미지는 이 재물손괴죄에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일상적 용어로 사용하는 “기물파손죄”과 “재물손괴죄”는 그 뉘앙스가 좀 다르다. 파손의 사전적 정의는 “깨어져 못 쓰게..

로스쿨생 생각 2024.11.25

로스쿨 면접 문제 : 원칙과 규범의 정립(자작6)

A국에서 가짜뉴스(Fake News)가 사회 갈등을 유발하는 문제로 대두되자, A국의 의회는 가짜뉴스를 규제하려는 법안을 구상하고 있다. 이 때 법안의 일부 쟁점에 관하여 극심한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데, 당신은 다음과 같은 주요 조항들을 검토하게 되었다. 입법조사처가 주요 조항에 대하여 선택할 수 있는 여러 안들을 제시한 상태이다. 1. 가짜뉴스의 정의 규정- 1안 : 가짜뉴스란 사실을 왜곡하거나 허위사실을 의도적으로 유포하여 공공의 이익에 해를 끼치는 모든 정보를 의미한다.- 2안 : 가짜뉴스란 사실을 의도적으로 왜곡하거나 허위사실을 의도적으로 유포하여 공공의 이익에 중대한 해를 끼치는 정보를 의미한다.- 3안 : 가짜뉴스란 명확히 허위사실로 입증되어 의도적으로 유포된 정보로, 의견이나 분석은 포함되지..

로스쿨생 생각 2024.09.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