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 반려동물 출입 허용은 주인 마음일까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크게 늘고 있다. 요즘엔 유모차보다 개모차가 더 많이 보인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니까. 그래서인지 식당이나 카페에 ‘반려동물 동반 가능’이라고 해놓은 가게들도 많아졌다. 그런데 동시에 식당에 반려동물이 들어오는 것에 관하여 식당의 위생을 걱정하는 사람도 많은데, 식당에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주인 마음일까?

애매하기는 하지만 현행법상 불법의 여지가 있어보인다.


식품위생법과 반려동물의 출입

https://www.ytn.co.kr/_ln/0103_202405260800023907

"몰랐어요"...반려동물 동반 식당·애견 카페 모두 불법?

 

 

기사는 식품위생법이 마치 명시적으로 식당에서 반려동물과의 동반 취식은 금지하는 것처럼 표현했지만 법규정은 조금 해석의 여지가 있다.

 

 

식품위생법
제36조(시설기준) ① 다음의 영업을 하려는 자는 총리령으로 정하는 시설기준에 맞는 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3. 식품접객업
 
식품위생법 시행규칙
제36조(업종별 시설기준) 법 제36조에 따른 업종별 시설기준은 별표 14과 같다

별표 14
8. 식품접객업의 시설기준
 가. 공통시설기준
  1) 영업장
   가) 독립된 건물이거나 식품접객업의 영업허가를 받거나 영업신고를 한 업종 외의 용도로 사용되는 시설과 분리, 구획 또는 구분되어야 한다(일반음식점에서 「축산물위생관리법 시행령」제21조제7호가목의 식육판매업을 하려는 경우, 휴게음식점에서 「음악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제2조제10호에 따른 음반ㆍ음악영상물판매업을 하는 경우 및 관할 세무서장의 의제 주류판매 면허를 받고 제과점에서 영업을 하는 경우는 제외한다). 다만, 다음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분리되어야 한다.
    (5) 「동물보호법」 제2조제1호에 따른 동물의 출입, 전시 또는 사육이 수반되는 영업을 하려는 경우

 

무려 식품위생법의 시행규칙의 별표의 8. 가. 1) 가) (5)까지 내려가야 한다. 이 정도면 이 규정에 관하여 쉽게 알기는 어렵다.

여튼 저 내용을 보면, ‘동물은 식당에 출입을 금한다.’ 혹은 ‘식당에서 반려동물은 사람과 동반으로 취식해서는 안 된다’라고 써있는 것은 아니다. 저 규정을 문언에 충실하게 구체적으로 해석하자면 ‘식품접객업을 하는 사람은 식품접객업 외에도 동물의 출입, 전시 또는 사육이 수반되는 영업을 하려는 경우에는 그 영업을 식품접객업 영업장과 분리해야한다’라고 할 수 있다. 이로부터 식당에서 사람이 밥 먹는 곳은 식품접객업 영업장이고, 반려동물을 출입시키는 것은 동물의 출입이 수반되는 영업이니 이를 분리해야한다고 도출하는 것이다.

그러나, 그 도출된 결과가 명확히 타당하여 위에서 본 규정이 반려동물의 식당 출입을 금지하는 규정인지는 해석상 다툴 수도 있을 것이라고 본다.

 

 

해석론
위와 같은 해석론은 식당에 반려동물을 출입시키는 것을 ‘동물의 출입이 수반되는 영업’이라고 본 것이다. 그런데 식당에 반려동물을 출입시키는 것은 원래 식당 영업을 하고 있는 것에 반려동물의 출입을 허용하는 것뿐이고, 과연 새로운 영업이 추가된 것이라고 볼 수 있는가? 

동물의 출입이 수반되는 영업이라면 ‘강아지 놀이터’처럼 애초에 타게팅 대상이 동물이어서 손님이 오는 목적 자체가 동물과 관련된 것이고, 동물이 없으면 영업의 중요한 부분이 없는 정도에 이르러야한다고 생각할 여지도 충분하다. 강아지 놀이터는 견주들이 안 오면 영업이 안 되지만 반려동물 출입을 허용한 식당은 반려동물인들이 오지 않아도 영업에는 문제가 없다. 만약 내가 이 규정 위반이 문제되어 행정처분을 받게 된 사장님을 대리하였다면(현행법상 이 규정을 위반하면 시설개수 명령을 받거나 영업정지가 될 수도 있다.) 위와 같이 단순 반려동물 출입 허용은 동물의 출입이 수반되는 영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다투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는 일단 위 규정을 음식점 내 반려동물 출입 규정이라고 보는 것 같다. 식품의약안전처는 2022. 8. 11. 식의약 규제혁신 100대과제란 것을 발표했는데, 그 중에 ‘음식적 반려동물 출입 허용’을 과제로 두고, 현행 상태를 음식점에서 반려동물과 동반인은 분리하도록 규정이라고 표시한 것을 볼 때 정부는 이 규정에 따라 식품접객업 영업장과 반려동물의 출입이 있는 곳을 분리해야 한다고 해석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론 정부의 해석은 법원의 판단과 다를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이 규정 위반으로 행정처분을 받고 이에 불복하는 행정소송이 있다면 법원은 반려동물 출입 허용은 동물의 출입이 수반되는 영업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볼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현재로서는 정부는 식당 내 반려동물 출입이 금지되는 것으로 해석하고 단속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견
제목에 쓰인 것처럼 사장님 마음에 맡기는 것이 합당하다고 생각한다. 반려동물 가구가 늘어나는 현실에서 식당 출입을 일절 금지하면 반려동물 동반인들은 외출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는데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규제가 될 수가 있다. 물론 위생을 걱정하는 사람들 혹은 동물을 무서워하는 사람들의 걱정도 타당한 것이지만 반드시 반려동물의 출입을 금지하는 형태로만 식품위생의 안전 등을 보호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식당은 공공기관처럼 필수적으로 가야할 곳이 아니다. 반려동물의 출입을 꺼리는 사람들에게는 불측의 경우를 대비시켜 주는 것으로 양 입장을 조화시킬 수 있다. 

 

식품접객업주에게 해당 영업장은 반려동물 출입이 허용된다는 사실을 외부에 반드시 표기하도록 하고, 식사 장소에는 반려동물을 출입시킬 수 있되 식재료를 직접 취급하는 조리장소나 식재료 보관장소에는 출입을 절대적으로 금지시키는 방식이면 충분히 대안이 될 것이라고 본다. 외부에 반려동물 출입 가능 업소라고 써있는데도 그 식당에 들어가면 그건 본인 선택일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