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생 생각

변시 모의시험 끝

Glox 2023. 10. 28. 20:37

 

변호사시험 10월 모의시험을 마쳤다. 이제 더 이상 모의시험은 없다. 다음 시험은 변호사시험이다. 걱정되면서도 지금까지 모의시험에서 생각보다 좋은 결과가 있었으니 쭉 해나갈 뿐이다. 3번의 모의시험 마치고 나니 몇 가지 생각나는 것이 있다.

 

첫째, 자잘한 문제들이 많아진 느낌이다.

올해부터 변호사시험에 CBT가 도입되니 CBT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게다가 우리 학교가 시범 학교여서 6월부터 CBT로 모의시험을 보아서 총 3번이나 CBT로 모의시험을 보았다. CBT 도입 후 답안 작성 속도 향상에 맞춰 문제가 자잘해지고 많아진 느낌이다. CBT 도입 얘기가 나올 때 출제 경향 예측하면서 답안 작성 속도가 빨라졌으니 핵심 논증 부분 외에도 그 이전의 전제한 내용들도 생략하지 않고 구체적으로 써야하는 것은 아닌가 얘기했었다. 답안 작성 시간이 줄었으니 목차도 더 세분할 수 있고 구체적인 논증도 가능하다. 그러나 3번의 모의고사 결과 다른 방향의 경향성이 느껴졌다. 속되게 말해 양으로 때려박는 것이다. 문제가 크게크게 나오는 대신 사실관계를 추가 변경하는 꼬리 문제가 나오고 문제 개수를 늘리면 결국 개벼 문제에서의 배점 당 논증량은 이전과 큰 차이가 없게 된다. 8월 모의고사에서 민사 사례 1문 풀면서 1문 끝인 줄 알고 문제지 넘겼는데 1-7문 나왔을 땐 정말 소리 지를 뻔 했었다. 물론 수기에 비해 속도는 훨씬 빠를테니 아예 각 문제에 관한 답안 작성을 못 하는 진정 통백은 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시험일 사이의 공부시간이 촉박하다.

변호사시험 기간은 5일, 중간 하루 휴식일이 있어 시험일은 4일이다. 하루 시험이 끝나면 다음날 시험을 대비해야 한다. 그런데 시간이 물리적으로 부족하다. 6월 모의고사 때야 애초에 빈 부분이 많아서 다 못보고 들어가도 원래 그런거라고 생각하며 상관없었고 8월 모의고사도 몇 부분 빈 건 어쩔 수 없었다. 그러나 실전과 같게 치려고 한 10월 모의고사가 되니 만만찮았다. 첫날 공법 후 형법 시작 전까지 명목상은 하루지만 실제로는 한나절 정도 시간밖에 없어서 힘들단 건 이미 유명한 얘기고, 의외의 복병은 민사에서의 상법이다.

 

민사법 시험 전 하루 휴식일이 있긴 하지만 그래도 부족하다. '상법은 눈에만 바르고 들어가야지' 라고 생각은 했는데, 상법을 다른 과목들에 비해 평소에 덜 해두기 때문에 객관식 선지 판별할 정도를 넘어 논술형에서 어떻게든 뭐라도 써보려 하는 수준까지 끌어올리려면 봐야 될 내용이 꽤 많다. 그래서 상법 1독만 간단히 한다고 생각하고 공부했는데 꽤 시간을 많이 소모했다. 민법, 민소법 보는데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건 당연한 사실이고. 그래도 시험 앞두고 완전 집중하면 내용 한번은 보되 숙달이 어려울 줄 알았는데 내용 한번 보는 것도 쉽지 않다. 어쨌든 '시험 직전 집중한다!'고 머리로는 생각해도 결코 쉽지 않기에 마지막으로 갈수록 양을 줄여야 한다는 말이 실감이 났다. 개인 자료 만드는 사람이라면 혼동하기 쉬워 비교해야 할 부분, 서로 관련된 부분들은 미리 정리해두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시험 전에 책 뒤지면서 찾아다닐 일 없게.

 

셋째, 객관식은 선지 정리가 필요하다.

객관식 대비를 위해 유니온을 많이 푸는데 풀고 답 매기는 것만으로는 점수 상승에 한계가 있다. 그 한계치에 도달한 상태라면 단순 문제풀이는 오히려 시간 낭비에 가깝다고 본다. 푼 문제를 다시 보아야 효과가 있다. 틀린 것도 선지의 판례를 전혀 몰랐던 것인지 아니면 헷갈려서 틀린 것인지 구분해야 한다. 몰랐던 것이라면 그 부분 책을 보아야 하고 헷갈린 거라면 무엇이 오답으로 이끌었는지 체크해야 한다. 특정 단어가 문제였는지 있다/없다 함정인지 등등. 8월부터 객관식 문제 풀이 인증 스터디를 했는데 그 뒤로 선지 정리 후 그것만 따로 파일로 만들어 정리해 반복해 보고 있다. 몇몇은 반복 출제되던 것들이기도 해서 일단 기출에서 틀린 것만 잘 정리하고 다시 보아도 도움이 되는듯 하다. 이번 모의고사 객관식도 꽤 괜찮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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