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동킥보드를 타고 위험하게 달리는 청소년, 여러 명 탑승, 각종 교통사고... 전동킥보드 그리고 공유킥보드가 우리 삶에 일상화 된지도 몇 년이 지났다. 그리고 첫줄에서 말한 현상들도 이젠 흔히 보이는 일들이다. 교통사고 관련 영상에서 전동킥보드 빌런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게 되었다.
전동킥보드를 매우 싫어하는 사람들도 많은데, 아예 공유킥보드 서비스가 없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무질서한 모습을 보며 저런 건 불법 아니냐고 묻는 사람도 있다. 친구들과 얘기하다가 화제에 오르는 일도 많아 아예 관련 문제들을 싹 정리해버렸다. 뒤의 내용을 미리 요약하자면 현재 전동킥보드는 불법의 온상이 맞다.
1. 전동킥보드의 지위
상당수의 전동킥보드(이 글에서는 전동킥보드라고 하면 길거리에 놓인 공유킥보드들도 포함하기로 한다)들은 도로교통법 상 ‘개인형이동장치’로 분류된다. 2021년 개정 이전에는 따로 규율이 없어서 자동차등에 포함되는 원동기장치자전거로 분류되었지만 이제는 개인형이동장치라는 특별한 분류가 생겼다.
* 원동기장치자전거란 일정 출력 이하의 원동기(엔진)이 달려있는 자전거로 스쿠터가 대표적이고, 전동킥보드도 원칙적으로 원동기장치자전거지만 최대 시속 25km/h, 중량 30kg 미만인 경우 개인형 이동장치가 되어 별도의 규율을 받는다.
<도로교통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9의2. “개인형 이동장치”란 제19호나목의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시속 25킬로미터 이상으로 운행할 경우 전동기가 작동하지 아니하고 차체 중량이 30킬로그램 미만인 것으로서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것을 말한다.
21의2. “자전거등”이란 자전거와 개인형 이동장치를 말한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2조의3(개인형 이동장치의 기준) 법 제2조제19호의2에서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것”이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전기용품 및 생활용품 안전관리법」 제15조제1항에 따라 안전확인의 신고가 된 것을 말한다.
1. 전동킥보드
위에서 말했던 것처럼 상당수의 전동킥보드들은 개인형이동장치로 분류된다. 특히 국내 서비스 공유킥보드들은 속도,중량 제한 내의 것이라서 개인형이동장치에 해당하며, 개인이 소유한 대형 전동킥보드 중 일부는 원동기장치자전거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자전거등으로 묶여 일정 부분에서는 자전거와 비슷한 취급을 받는다.
따라서 전동킥보드는 현재 도로교통법 상 '개인형이동장치'에 해당하지만, 별도로 개인형이동장치에 관한 규율이 없는 경우 원칙으로 돌아가 원동기장치자전거로서 차와 비슷한 취급을 받는다.
2. 운전면허가 필요한가?
전동킥보드를 운전하려면 최소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1종, 2종 보통 운전면허가 있어도 괜찮다. 어쨌든 아무런 면허가 없는 사람이 전동킥보드를 타선 안 되며, 무면허 운전에 해당한다. 개인형이동장치는 ‘원동기장치자전거’ 중 특정 종류를 의미하는 것이므로 원칙적으로 원동기장치자전거에 해당하고, 개인형이동장치에 관한 별도의 운전면허 규정이 없으므로 운전면허가 필요하다.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제53조 참조)
개인형이동장치의 분류는 자전거도로 통행 허용, 원동기장치자전거가 차로서 지게 되는 일부 도로교통법상 안전 의무를 제외해주는 것에 불과할뿐, 면허 없이도 탈 수 있도록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전동킥보드 운전에 필요한 최소한의 운전면허인 원동기장치자전거 운전면허는 만16세부터 취득 가능할뿐더러, 미성년자 중 이 면허를 취득한 사람도 많지 않으므로 중학생은 물론이고 대부분의 미성년자의 전동킥보드 운전은 무면허 운전일 가능성이 꽤나 높다.
<도로교통법>
제156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科料)에 처한다.
13. 제43조를 위반하여 제80조에 따른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할 수 있는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할 수 있는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경우를 포함한다) 국제운전면허증 또는 상호인정외국면허증 중 원동기장치자전거를 운전할 수 있는 것으로 기재된 국제운전면허증 또는 상호인정외국면허증을 발급받지 아니하고(운전이 금지된 경우와 유효기간이 지난 경우를 포함한다)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한 사람
전동킥보드 무면허 운전은 도로교통법이 처벌 대상으로도 정하고 있는 행위이다. 단, 범칙금 대상으로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93조에 따라 개인형이동장치 무면허 운전 시 범칙금 10만원이다.(범칙금은 경미한 범죄에 대해 범칙금을 부과하고, 납부하면 공소제기하지 않는 제도이다. 즉 범칙금을 내면 처벌받지는 않는다.) 그런데 무면허 운전이 금지되어 있는데 어떻게 면허가 없는 청소년들도 전동킥보드를 타고 다닐 수 있는지 궁금해질 것이다. 이는 현행 공유킥보드사업 제도 상 사업자가 면허 검사를 의무로 해야 할 필요가 없기 때문인데, 이는 후술.
3. 인도로 다닐 수 있는가?
<도로교통법>
제13조의2(자전거등의 통행방법의 특례)
① 자전거등의 운전자는 자전거도로(제15조제1항에 따라 자전거만 통행할 수 있도록 설치된 전용차로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에서 같다)가 따로 있는 곳에서는 그 자전거도로로 통행하여야 한다.
② 자전거등의 운전자는 자전거도로가 설치되지 아니한 곳에서는 도로 우측 가장자리에 붙어서 통행하여야 한다.
전동킥보드는 인도로 다녀서는 안 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전동킥보드는 원칙적으로 원동기장치자전거라는 ‘차’의 일종이다. 인도에 스쿠터가 다니면 안 되는 것과 같다. 다만 전동킥보드 운전자 안전과 도로 교통을 위해 도로교통법은 전동킥보드에 개인형이동장치라는 지위를 부여하고 자전거와 같이 자전거도로로 통행할 수 있도록 해 주었다. 그래서 전동킥보드는 자전거도로에서 자전거와 함께 달리거나 자전거도로가 없는 경우 도로 오른쪽 가장자리로 달려야 하지, 인도로 통행해서는 안 된다.
인도 통행 시 그 자체로 범칙금 3만원이고, 만약 인도 통행 중 보행자와 부딪힌 경우 자동차가 인도로 돌진해 보행자를 덮친 것과 같다. 12대 중과실로서 보험 가입, 합의 여부와 상관없이 형사처벌 대상이다.(교특치사상)
4. 여러 명이 전동킥보드 타는 것
<도로교통법>
제50조(특정 운전자의 준수사항)
⑩ 개인형 이동장치의 운전자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승차정원을 초과하여 동승자를 태우고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도로교통법 시행령>
제33조의3(개인형 이동장치의 승차정원) 법 제50조제10항에서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승차정원”이란 다음 각 호의 구분에 따른 인원을 말한다.
1. 전동킥보드 및 전동이륜평행차의 경우: 1명
현행 도로교통법은 명백하게 전동킥보드는 1명만 타야한다고 정하고 있다. 여러 명이 한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는 것은 보기 싫은 문제가 아니라 불법 주행이다.
<도로교통법>
제156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科料)에 처한다.
1. (생략) 제50조제5항부터 제10항을 위반한 차마의 운전자
여려 명이서 전동킥보드를 타고 가는 것은 위의 무면허운전에 비해서는 사소한 것이라고 느껴서 처벌 대상은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도로교통법은 이 또한 처벌 대상으로 규정한다. 다만 위의 무면허 운전처럼 범칙금 대상이라 범칙금 4만원에 해당한다.
그리고 범죄, 불법 이전에 매우 위험하다. 전동킥보드는 혼자서 타도 위험한데 여러 명이서 타면 운전도 불안정할뿐 아니라 사고 시 여러 사람이 심하게 다칠 수 있다.
5. 헬멧 착용
<도로교통법>
제50조(특정 운전자의 준수사항)
④ 자전거등의 운전자는 자전거도로 및 「도로법」에 따른 도로를 운전할 때에는 행정안전부령으로 정하는 인명보호 장구를 착용하여야 하며, 동승자에게도 이를 착용하도록 하여야 한다.
제156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科料)에 처한다.
6. 제50조제1항, 제3항 및 제4항을 위반하여 좌석안전띠를 매지 아니하거나 인명보호 장구를 착용하지 아니한 운전자(자전거 운전자는 제외한다)
전동 킥보드 운전자는 헬멧을 써야 한다.
이 부분은 안그래도 복잡한 도료교통법 체계의 정점 같은 것인데, 글로 몇 번 읽어도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다. 개인형이동장치는 자전거등에 속하기에 도로교통법 제50조 제4항에 의해 헬멧 착용 의무가 있다. 그러나 같은 법 제156조 제6호는 자전거 운전자는 헬멧 착용 의무 위반 처벌 대상에서 제외하는데, 개인형이동장치는 자전거등에 속하지만 자전거는 아니므로 처벌 대상에 포함된다.
조문의 복잡함을 느낄 필요 없이 결론만 요약하면
- 자전거 : 헬멧 착용 의무 O / 처벌 조항 X
- 개인형이동장치 : 헬멧 착용 의무 O/ 처벌 조항 O
.
이 또한 범칙금 대상으로 헬멧 미착용 시 범칙금 2만원이 부과된다.
6. 음주운전
<도로교통법>
제44조(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운전 금지)
① 누구든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동차등(「건설기계관리법」 제26조제1항 단서에 따른 건설기계 외의 건설기계를 포함한다. 이하 이 조, 제45조, 제47조, 제93조제1항제1호부터 제4호까지 및 제148조의2에서 같다), 노면전차 또는 자전거를 운전하여서는 아니 된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개인형 이동장치는 원동기장치자전거의 일종이고, 원동기장치자전거는 자동차등에 포함된다. 따라서 도로교통법 제44조 제1항에 따라 음주운전이 금지된다. 다만, 일반적인 자동차를 운전할 때와 처벌은 다르다.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벌칙) ① 제44조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자동차등 또는 노면전차를 운전한 경우로 한정한다. 다만,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한 경우는 제외한다.
제156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은 20만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 또는 과료(科料)에 처한다
11. 제44조제1항을 위반하여 술에 취한 상태에서 자전거등을 운전한 사람
일반적인 자동차 음주운전은 도로교통법 제148조의2 제1항에 따라 처벌되나, 이 조항은 개인형 이동장치를 운전한 경우는 제외한다. 물론 개인형 이동장치 음주운전을 처벌하지 않겠다는 뜻은 아니고 제156조 제11호에 따라 처벌한다.
이 또한 범칙금 대상으로 범칙금 10만원이 부과된다.
7. 어떻게 면허 확인 없이도 공유킥보드를 탈 수 있는가?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자동차”란 「자동차관리법」 제3조에 따른 승용자동차, 승합자동차 및 특수자동차(「자동차관리법」 제29조제3항에 따른 캠핑용자동차를 말하며, 제4호에 따른 자동차대여사업에 한정한다)를 말한다
4. “자동차대여사업”이란 다른 사람의 수요에 응하여 유상으로 자동차를 대여(貸與)하는 사업을 말한다.
제34조의2(자동차대여사업자의 준수사항)
② 자동차대여사업자는 대여사업용 자동차를 대여할 때 임대차계약서상의 운전자(제34조제2항에 따라 운전자를 알선하는 경우에는 해당 운전자를 말한다. 이하 같다)에 대하여 제34조의3제1항에 따른 운전자격확인시스템을 이용하여 운전자격을 확인하고, 해당 운전자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자동차를 대여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대여사업용 자동차의 임차인이 법인 또는 「근로기준법」 제11조에 따른 상시 5명 이상의 근로자를 사용하는 개인사업자인 경우로서 임대차계약서에 운전자를 지정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1. 「도로교통법」 제80조제1항에 따라 시ㆍ도경찰청장으로부터 운전면허를 받지 아니하거나 운전면허의 효력이 정지된 경우
2. 대여하는 자동차가 임대차계약서상의 운전자가 보유한 운전면허의 범위(「도로교통법」 제80조제2항에 따른 운전면허의 범위를 말한다)에 따라 운전할 수 있는 자동차의 종류에 해당하지 아니하는 경우
아마 많은 사람들이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일 것이다. 전동킥보드를 타려면 면허가 필요하고, 무면허 운전이 금지되어 있는데 어떻게 면허가 없이도 전동킥보드를 대여할 수 있는 것일까? 어떤 킥보드 업체는 ‘다음에 인증하기’를 통해 면허를 인증하지 않고도 일단 대여해서 탈 수 있다고도 한다. 그것이 가능한 이유는 현행법 상 전동킥보드 대여 업체에게 사용자 면허를 확인할 의무가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자동차를 빌려주는 렌터카 업체들은 그 운전자의 운전면허를 확인해야 한다.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제34조의2 제2항은 자동차대여사업자에게 운전자의 운전면허 보유 여부를 확인해야 하도록 규정한다. 그런데 전동킥보드 대여 업체는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 자동차대여사업자가 아니라서 그 의무를 지지 않는다. 자동차대여사업은 말 그대로 자동차를 대여해주는 사업이고, 여객자동차운수사업법 상 자동차는 승용자동차, 승합자동차, 특수자동차이기 때문에 원동기장치자전거의 일종인 전동킥보드는 해당 법의 적용을 받는 자동차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전동킥보드 대여업체는 자동차대여사업자가 아닌 일반적인 사업자에 불과해 해당 법에 따른 운전면허 확인 의무를 지는 사업자가 아니다. 그리고 전동킥보드 대여업에 관한 별도의 면허 확인 의무 부과 법률도 없다.
따라서 전동킥보드 대여 서비스 업체들이 자체적으로 앱 상에서 무면허 운전을 경고하고 인증 시스템을 두고는 있지만, 그 업체들이 ‘다음에 인증하기’ 등으로 면허 인증 없이도 대여해 주는 것을 막을 법적 근거가 없고, 인증을 강제하는 것도 불가능하다.
또한 면허 인증을 강제한다고 해도, 청소년들이 부모님의 면허증으로 인증한 후 대여하는 것은 무면허 운전에 해당하는 것은 별론으로 하고 사실상 업체가 이를 막을 방법도 없다. 결국 개인의 양심에 맡기는 것에 불과하다.
요약
문제 상황 | 내용 | 벌칙 |
운전면허 필요 여부 | 1종, 2종 보통 면허 또는 원동기장치자전거 면허 필요 | 무면허 운전 시 범칙금 10만원 |
다니는 길 | 자전거 전용도로 또는 차도의 오른쪽 가장자리로 다녀야 함 인도 주행 불가 |
인도 주행 시 범칙금 3만원 |
다인 탑승 | 1명만 타야하며, 다인 탑승은 불법 | 다인 탑승 시 범칙금 4만원 |
헬멧 착용 | 운전 시 헬멧 착용 필요 | 착용하지 않을 시 범칙금 2만원 |
음주운전 | 음주 후 운전 시 음주운전 적용 | 범칙금 10만 |
표를 보면 알겠지만 현재 전동킥보드는 거의 불법의 온상이라 할 정도로 도로교통법 위반이 이루어지고 있다. 경찰 인력 한계도 있겠지만 인도주행, 다인 탑승, 헬멧 착용은 외관상으로도 곧바로 보이는데 거의 단속이 되고 있지 않다. 시민의식 개선과 함께 계도도 적극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범칙금 액수가 시민들이 느끼는 불편함과 위험에 비해 상당히 낮은 편인데, 이로 인해 단속이 이루어진다 해도 실질적인 억제 효과가 적어 보인다.
따라서 시민 불편 해소와 도로 안전을 위해 개인형 이동장치에 관한 법률이 제정될 필요가 있고(21대 국회에서 계류중이었고 통과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적극적인 단속이 필요하며 시민 의식 개선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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