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생 생각

치안에 관한 통계와 인식의 차이

Glox 2025. 10. 5. 22:55

지난 10년간(2014~2023년) 우리나라의 전체 범죄 발생건수는 약 193만건에서 약 161만건으로 약 16%가량 감소하였다. 그 중에서도 폭력이 수반되는 강력범죄들을 살펴보면 살인은 938건에서 801건(14.6% 감소)으로, 강도는 1618건에서 599건(63% 감소)으로, 폭행은 약 14만 6천건에서 약 12만 3천건(16% 감소)으로, 상해는 65840건에서 24800건(62.3% 감소)으로 감소하였다(법무연수원 2024 범죄백서, 성범죄의 경우 죄별로 분리되어 있지 않아 비교가 적절치 않아 제외하였다)

전체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에서 사람이 사람에게 물리적으로 당하는 범죄들은 크게 감소하였고, 대한민국 국민들은 적어도 길거리를 다니며 범죄를 걱정하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통계는 낙관을 말하는데, 체감은 불안을 말한다. 지난 10년간 우리 사회의 범죄 발생건수는 뚜렷이 줄었고 살인·강도·상해처럼 폭력이 수반되는 범죄도 동반 하락했음에도 사람들의 입에서는 “요즘이 더 흉흉하다”는 말이 더 자주 나온다.

그것은 아무래도 최근 발생하고 보도된 범죄들이 범죄자와 피해자 사이 특별한 연고가 없는데도 발생하는 ‘묻지마 범죄’에 해당해서 그렇지 않을까 싶다. 공포는 확률이 아니라 불확실성에 민감하다. “왜 나였는가?”에 답할 수 없을 때 확률이 낮다는 점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아무리 가능성이 낮아도 그것이 ‘내가 될 수 있다’라는 인식이 되는 순간 위험의 주관적 크기는 기하급수적으로 뛴다.

그리고 이런 무차별 범죄는 피해자가 대비할 수 없다. 원한을 사서 공격당하는 거라면 원한을 살 일을 막고, 돈을 노리는 잡범들이 많은 치안이 안 좋은 곳을 지난다면 그 지역을 지날 때는 무리를 지어 다니거나 정신을 바짝 차려서 범죄 대상이 될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최근의 칼부림 사건이나 무차별 공격은 어디서든 일어날 수 있는 일이었다. 최근 일어난 사건 중에서는 유동인구가 많은 번화가에서도 일어난 사건도 있다. 이런 상황에까지 대비해야한다는 것은 깨어있는 내내 경계심을 놓지 않고 내 옆을 지나가는 모두를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나 다름없다. 정말 그래야 한다면 이것이야말로 실제로는 흉흉하다는 것이나 다름 없다.